자기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로 자라주길

(어린이 투자 교육 02) 내 아이가 자기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투자를 하는 아이 VS 투자를 받는 아이

지난번 글에서 밝혔듯이 제가 생각하는 자본주의 교육은 ‘투자를 하는 아이’가 아닌 ‘투자를 받는 아이’로 키우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저런 목표를 가진 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는 아이에게 그저 ‘투자를 하는 법’을 가르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투자를 먼저 가르치는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아직 돈에 대한 욕심도 없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도 없는데?

그리고, 주식투자를 가르치려면 주식 자체에 대해 배우기보다, 회사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하는데?

주식회사에 대해 가르치려 생각하다 보니, 주식회사가 가진 장점과 위대함이 떠올랐습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능력이 없어도 자본이 있으면 경영에 참여할 수 있고, 자본이 없어도 능력이 있으면 꿈을 펼칠 수 있죠. 그리고 여기서 고민에 빠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능력은 없지만 자본을 투자한 아이’가 되길 바라는지, ‘자본이 없어도 능력으로 꿈을 펼치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지. 그리고 제 결론은 후자였습니다.

‘투자를 받는 사람이 되면, 투자를 하는 건 훨씬 쉽다.’
‘우리가 투자를 잘 못하는 것도 회사를 경영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버핏도 알고 보면 버크셔의 CEO다.’
‘남의 꿈에 기대기 전에, 자신의 꿈을 펼치는 것이 먼저다’

자기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

저는 아이가 투자를 받는 아이, ‘자기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생각은 저와 아이 사이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가 아빠를 많이 좋아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자기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국, 영, 수? 좋은 대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 어떻게든 이뤄내고 싶은 꿈과 목표를 찾는 것. 세상에 팔고 싶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갖는 것!

자기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

물론, 아이디어만 있다고 사업이 되는 건 아니죠.

수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고, 시장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양보해야 할 때도 오겠죠. 하지만, 어쨌든 그 출발점은 자신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될 것입니다.

열정과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까요? 그건 무언가(그게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만났을 때 시작된다고 봅니다.

그게 무엇인지 부모로써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아이한테 그 순간이 시작되기를 기다릴 수밖에요. 그래서, 제 관심사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마음껏 해 보길 권합니다. 그게 비즈니스가 될 테니까요.

자신이 좋아하는걸, 같이 좋아해 주고 응원하는 아빠를 아이는 무척 좋아합니다.

우리 아이는 뭘 좋아할까?

저희 첫째에게 ‘좋아하는 것’이 생겨난 순간은 학교에 입학한 후였습니다.

제가 쓴 ‘진짜 부자 가짜 부자‘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두 가지는 ‘책 읽는 습관’과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만 갖춘다면 세상을 잘 살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았습니다.

그 두 가지가 결코 쉽지 않다는걸!

책 읽는 습관이 잡히길 바라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가까이 두고, 아내가 매일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듣는 걸 좋아할 뿐, 스스로 읽을 생각은 잘 안 하더군요.

더 큰 어려움은 운동하는 습관이었습니다.

첫째는 남자아이치고는 온순한 성격입니다. 활발하게 뛰어노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떻게 운동을 시켜볼지 고민하다 태권도장에 보냈습니다. 유치원 끝나고 몇몇 아이를 태권도장의 노란 버스가 태워 가는 것을 보고 첫째에게 물었습니다.

“친구들, 태권도 배우러 다녀?”
“응, OO랑 XX랑 다녀”
“너도 같이 배워 볼래? 친구들하고 같이 다니면 재밌겠는데?”
“그래, 좋아!”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어 하는 시기였기에, 잘 됐다 싶었습니다. 참관을 해보니, 친구들과 열심히 신나게 뛰어놀더군요. 한 달 뒤 아이가 말했습니다.

“나, 태권도 그만 다니고 싶어”
“응? 왜?”
“그냥 그만 다닐래”

몇 달 지나 아이와 얘기를 나누다 알게 되었지만, 조금 무서웠다고 합니다. 예절과 규칙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아이에게는 부담이었나 봅니다.

어쨌든 책 읽는 습관도, 운동하는 습관도 어느 하나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 오더군요.

아빠 나 축구 배우고 싶어!

학교에 입학하고 몇 달 지난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얘기했습니다.

“아빠, 나 축구 배우고 싶어!”
“축구? 너 축구 해본 적 있어?”
“응, 날마다 해. 애들이랑 쉬는 시간에 맨날 축구해”

아빠 나 축구하고 싶어
아빠 나 축구하고 싶어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더니. 아이는 부모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축구를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축구를 하니, 같이 어울려 놀고 싶었나 봅니다. 친구들은 클럽에서 축구를 배워 잘 한다고, 자기도 배우면 안 되냐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반가웠고, 클럽을 수소문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의 꿈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아이가 축구를 배운다고 했을 때, 할머니(제 어머님)가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취미로만 해라!”

운동을 해서 직업선수로 먹고살기가 녹록지 않음을 얘기하는 것이겠죠.

제가 어릴 적, 학교 축구부 코치가 절 불러 세운 적이 있습니다. 키가 크니까, 골키퍼 한번 해보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어머님께서 학교에 오셔서 ‘이 아이는 공부해야 한다. 축구부 시키지 말아달라’고 하셨죠.

그걸로 먹고 살 수 있겠니?

우리 대부분은 아이가 어떤 활동에 관심을 가질 때, ‘직업으로써의 가능성’을 살핍니다. 축구를 좋아한다면 축구선수로서의 가능성을 생각합니다. 일류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떡잎을 살피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고 공부나 하길 바라죠.

축구를 가르치는 부모들 상당수가 축구 자체가 목적이 아니더군요. ‘어렸을 때 체력을 길러 두어야 나중에 입시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 공부도 체력이 바탕이다’는 생각으로 가르칩니다. 운동하는 것조차 대학입시를 위한 수단이 되었더군요.

저는 진심으로 우리 아들이 축구에 빠지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사실, 아이에게 축구선수로서의 재능이 보이냐고 묻는다면, 냉정하게 ‘매우 낮다’고 판단합니다. 아무리 좋게 봐도, 학교 대표조차 어렵습니다. 1학년 때 학교에서 모든 아이가 참가하는 Cross country 대회가 있었는데, 반에서 19등을 했습니다.

22명 중에요.

그리고, 22명 중 절반은 여학생이죠.

아이는 골키퍼 포지션을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게임하는 걸 봤는데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격수를 할 때는 친구들이 패스를 안 해줍니다. 헛발질이 많아서. 열심히 뛰어다니긴 하는데, 공을 만져 보질 못하더군요.

그런데, 골키퍼를 하면 자신한테 공이 자주 옵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공을 차 주니, 만져 볼 수 있죠.

축구선수가 될 재능이 부족하고 가능성이 낮음에도, 저는 아이를 응원합니다. 왜냐하면 직업으로써의 축구가 아니라 비즈니스로써의 축구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축구선수는 못 되더라도 축구와 관련된 비즈니스는 얼마든지 할 수 있죠.

축구 선수가 안되더라도, 스카우트나 통역, 축구단의 프런트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직업으로써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축구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생각하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아이가 축구에 진심으로 빠져들었을 때, 더 활짝 열립니다. 직업이 아닌 비즈니스로써의 축구는 다음 이야기로 이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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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어린이 투자 교육 02) 내 아이가 자기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1. 제아이도 축구를 좋아합니다
    골대앞에 서있기만하고 골 따라다니기만 하던데 왜 그렇게 축구하러가나 했습니다
    그래~ 니가 좋아한다니 해라ᆢ
    그랬는데ᆢ응원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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